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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역 전설 이야기

홍랑각시 설화(화성시)

by Park In Man 2025.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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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홍법리에 전해 내려오는 홍랑아씨(홍랑각시) 이야기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희생과 영험의 전설입니다. 이 설화는 임진왜란 이후 조선이 명나라의 압박을 받던 시절, 한 여인의 고귀한 선택과 그 넋이 보살로 남게 된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청명산 홍법사

이야기 내용

 임진왜란이 끝난 뒤, 명나라 사신이 조선에 와 황제의 후궁으로 바칠 미녀를 요구합니다. “만약 처녀를 내놓지 않으면 마을을 폐촌시키고 삼족을 멸하겠다”는 위협에 마을은 공포에 휩싸입니다.

마을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홍만석의 딸, 홍랑이 결국 공녀로 지목됩니다.

 

홍랑은 마을과 가족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희생을 결심합니다. 대신, 고향의 모래와 대추, 물을 서 말(한 되의 세 배)씩 가져가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명나라로 끌려간 홍랑은 황제의 후궁이 되었지만, 고향에서 가져온 모래만 밟고, 대추와 물만 먹으며 연명합니다. 명나라 음식은 입에 대지 않고, 명나라 땅은 밟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 때문이었습니다

 

홍랑은 백일 동안 단식하며 몸과 마음을 지키다 결국 세상을 떠납니다. 죽기 전, “내 넋은 보살이 되어 영원히 남을 것이며, 내가 뿌린 모래는 궁에 남아 천자가 회개하게 될 것이다”라는 말을 남깁니다

 

홍랑각시 영정

홍법사의 창건

 홍랑이 죽은 후, 명나라 황제는 원인 모를 병에 걸립니다. 꿈에 나타난 홍랑은 황제에게 “백성을 아끼는 착한 임금이 되라”는 교훈과 함께, 자신의 혼이 담긴 보살상을 만들어 고향으로 돌려보내달라고 합니다.
황제는 홍랑의 보살상을 12명의 무쇠 사공과 함께 돌배에 실어 보냅니다. 이 배는 신기하게도 홍랑의 고향인 화성시 홍법리 앞바다에 도착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홍랑의 넋을 기리기 위해 절을 세우고, 그 이름을 ‘홍법사’라 하였습니다. 지금도 홍법사에는 ‘홍랑각’이라는 전각이 남아 홍랑의 영정과 보살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홍법사 내부

 

결론

홍랑아씨(홍랑각시) 이야기는 단순한 전설을 넘어, 한 여인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고향에 대한 깊은 사랑, 그리고 공동체를 위한 헌신을 담고 있습니다. 이 설화는 조선과 명나라 사이의 역사적 현실을 배경으로, 어려운 시대 속에서도 인간다운 품위와 신념을 지킨 홍랑의 모습을 통해 큰 감동을 줍니다.

오늘날까지도 화성시 홍법사와 홍랑각에는 그녀의 넋을 기리고자 하는 지역민의 신앙이 남아 있으며, 이 이야기는 화성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적 자부심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홍랑아씨 설화는 우리에게 희생과 사랑, 그리고 선한 영향력이 얼마나 오래도록 사람들의 마음에 남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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